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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드하임은 뮤지컬신
석사 졸업하고 그저 한국에서 정체된 채 시간을 낭비하며 보내고 있는것 같은 기분이 심하게 들어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조교일이랑 각종 잡무 짬처리 외에 내 앞길을 위해서 뭘 하며 살았는지 스스로 설득해주고 싶어 쓰는 포스팅. 그러다가 저와 비슷한 처지에 계신 분이 이 글을 보고 작은 도움이나마 받으실 수 있다면 좋고요. 박사과정 유학을 준비하며 거쳤던 - 그리고 지금도 거치고 있는 과정을 정리합니다. 이딴 포스팅 써놨는데 예상치 못하게 독일 지도교수님께 차여서 낙동강 오리알 되면 쪽팔리니까 서면으로 지도승낙확인서 받고 줌으로 면담까지 한 다음에야 업로드 한다. ㅋㅋㅋㅋ 솔직히 확인 받은 지금도 차일까봐 불안함... 날... 버리지 말아요. 우선 저는 2021년 여름에 석사를 졸업하고, 바로 다음 학기..
어쩌다보니 연달아 두 명 인터뷰를 번역하는데 둘 다 의도적으로 지 연극텍스트 제목에 대문자 안 쓰는 사람들이다. 일종의 정치적 입장표명인데 솔직히 미안한 말이지만 굳이 이런 식으로..? 싶기는 함... 그리고 팔메츠호퍼는 또 요즘은 잘만 대문자로 씀. 에발트 팔메츠호퍼는 1978년생 오스트리아 작가로, 이제 벌써 많이 알려져 더이상 !젊은! 작가 축에는 못 끼는 듯 하다. 그래도 새로운 세대의 독일 드라마에 포함되는 대표 작가고, 신학-철학적 베이스 위에서 움직이는 사람이라서 다른 현독드 작가들보다 연구논문의 대상이 되는 빈도가 꽤 많다. 한국에도 소개되면 좋겠지만 번역하기 결코 쉽지 않은 언어로 글을 써서 과연 누가 번역을 해줄지... 근데 옐리넥도 누군가는 번역을 해주는데 팔메츠호퍼도 언젠간 누군가 ..
토마스 쾩 Thomas Köck은 최근 몇 년간 독일어권에서 크게 주목받아 온 젊은 극작가 중 하나다. 그는 2016년 을 시작으로 2017년 , 2018년 를 잇따라 초연하며 '기후 삼부작 Klimatrilogie'을 발표했다. 그 첫 번째 텍스트인 는 1890년대 브라질 마나우스의 고무 열풍 이야기(헤어초크의 영화 를 모티브로 함)를 한 축으로, 1990-2000년대의 유럽 백인 중산층 가정의 이야기를 다른 한 축으로 삼아 자본주의의 초기 형태와 아주 일상화된 현대 자본주의의 형태를 독특하게 엮어낸다. 이로써 현재 인류가 마주한 기후위기의 중심 요인으로 자본주의가 지목되지만, 일방적이고 직접적인 비판은 아니다. 이 텍스트에서는 중심을 이루는 두 축 사이에 지난 수십 년의 서구문명의 역사가 매우 압축적..
* 참고: 독일 위키 https://de.wikipedia.org/wiki/Bei_Betrachtung_von_Schillers_Sch%C3%A4del 장제형: 테르치네 운의 독일적 실현 - 괴테의 「쉴러의 유골」과 『파우스트』를 중심으로. 괴테연구 제29권. 2016. 53-79.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183325 1805년 쉴러가 죽은 후 그의 시신은 바이마르의 작은 교회에 위치한 재정부 지하공동묘지 Kassengewölbe에 안장되었다. 1825년 말 바이마르 행정당국에서 이 지하 묘지에 더 이상 관을 넣을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대..
힘겨운 시간 Schwere Stunde (1905) 그는 책상에서, 자신의 작고 낡은 책상에서 일어나 자포자기한 사람처럼 고개를 축 늘어트리고 방의 맞은편 구석에 있는, 기둥처럼 길고 좁은 난로로 다가갔다. 난로 타일에 손을 올려놓았지만, 손은 금방 차가워졌다. 자정이 넘은 지 이미 오래 됐기 때문이었다. 자그마한 위안거리라도 찾으려 했지만 얻을 수 없게 되자, 그는 난로에 등을 기대고 기침하며 잠옷 옷자락을 여몄다. 가슴께에 젖혀진 옷깃에는 색 바랜 주름 장식이 늘어져 있었다. 그는 조금이라도 공기를 들이마시려 코 사이로 색색거리며 숨을 쉬었다. 언제나 그렇듯 그는 코감기에 걸려 있었다. 치료하기 어려운 별난 감기는 거의 언제나 그를 쫓아다녔다. 눈꺼풀은 열이 올라 뜨거웠고 콧구멍 가장자리는 완전히 헐..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분하다...' 내 생각에 나는 열심히 해왔던 것 같은데 대체 왜 결과는 요 모양 요 꼴일까 분하다는 생각만 든다. 시간만 열심히 들이고 막상 공부의 질은 가라였다는 걸 더 이상 숨기지 못해 자폭한 것이겠지만.. 그걸 인정하더라도 좀 기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낼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 지금은 진짜 걍 분하기만 함. 힝입니다... 5월부터 심사+완제본 직전까지는 정말 지옥같았다.. 아니 사실 4월부터 지옥같았음. 간사일 하는 학회 학술지평가 때문에.ㅋㅋ 5월 1일에는 자가격리대상자가 돼서 2주동안 집에 갇혀있어야만 했고 (내 의지의 문제였겠지만 2주간 논문은 한글자도 못?안?봤다.) 자가격리 해제 후에 어떻게든 이악물고 논문 수정해서 수정고 만들어놨더니만 6월 1일에는..
석사논문 쓰면서 가장 많이 들은 피드백인데, 무슨 뜻인지도 알고, 그 원인도 알고, 해결방법도 알지만 절대 고쳐지지 않는다. 사실 잘 보면 이 블로그에 있는 대부분의 글들도 자폐적으로 쓰여 있다. 내가 생각하는 걸 남도 알아들을 수 있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설명해줘야 하는데, 그걸 안 한다는 뜻이다. 왜 차근차근 안 써주냐면, 일단 나는, 자기도 자기가 무슨 말을 해야되는지 확신이 없어서.. 쓰다보면 하고싶은 말이 나오겠지.. 싶어서 시나리오를 제대로 안 짜놓고 글쓰기 시작함. 그러니까 논증은 널뛰고 문장은 빙글빙글 돈다. 여기서 했던 말 저기서는 필요 없는데 또 하고 또 하고, 공들여 설명해줘야 할 부분은 가볍게 넘기고. 이걸 고치려면 그냥 성실하게 공부를 하면 된다. 참고문헌을 충분히 읽고, 남의 ..
In: Heiner Müller Werke. Bd. 5: Schriften. Hrsg. v. Frank Hörnigk. Frankfurt/M 2001. S. 187 더보기 Verabschiedung des Lehrstücks Lieber Steinweg, ich habe mit wachsender Unlust versucht, aus dem Wortschlamm (der Schlamm ist mein Teil) unsrer Gespräche über das LEHRSTÜCK etwas für Dritte Brauchbares herauszuklauben. Der Versuch ist gescheitert, mir fällt zum LEHRSTÜCK nichts mehr ein. Eine Brechtade..
올해 안엔 꼭 내고 만다 팀 라이스 회지... 더보기 참고한 사진들 두번째 그림: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세 번째 그림: 빈슈타츠오퍼 킨리사이드 맥베스 (이 프로덕션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아시는 분 제발 제보 부탁드립니다 제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천착'이라는 단어에 묘하게 부정적인 뜻이 있다고 생각해 왔다. (다른 한자지만) '천'자가 주는 어감 때문이었는지, 천착이라는 단어 자체가 안 되는 것에 억지로 붙어있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게는 사용하기 묘하게 꺼려지는 단어였다. 그런데 요즘은 그 천착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너무도 울리는 거다. 이럴 일인가? 싶을 정도로 과하게... 계기는 석사논문 중간발표였다. 아~ 허튼이 드디어 석사논문 중간발표를 했거든요 ㅠ !! 예년과 달리 이번 중간발표는 학교 연구소에서 주관하는 학술대회에서 진행하게 됐고, 나는 첫빠따로 발표를 했다. 과 전임교수님들만 모아놓고 피드백 받던 이전 방식과는 달리 이번엔 타교에서 토론자 선생님도 모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