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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드하임은 뮤지컬신
탈락한 지원자의 후기이니 정보를 얻고싶으신 분은 잘못 찾으셨습니다... 싱숭생숭한 마음은 어느정도 정리되었으나 그래도 남아있는 정념을 갈무리하기 위해서 씀. ㅋㅋ ㅠ 독일에서는 중도보수인 ㄱㅣ독민1주당 산하 재단의 장학금이었음. 원래는 재단의 한국사무소에서 한국인 학생들을 상대로 따로 장학생을 선발했는데, 2-3년 전부터 더 이상 한국에서의 장학사업은 진행하지 않고 이젠 다른 나라 학생들과 같이 경쟁하게 됨. 그 안에서도 나라별 포션은 있겠죠. 아무튼 나는 정당의 구미에 맞는 사람이 되어보고자 무척 애를 썼다.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포장해서 밀고 나갔고, 면접관들의 반응을 봤을 때 그 전략은 나름 통했다고 생각했다. 사실 면접관들이 전부 정치학 전공자라 도대체 이들이 내 연구계획을 어떻게 평가한다는 건지,..
2023년 7월 2일에 다음과 같이 써두고 비공개로 올려놨는데, 10월 25일이 된 오늘에야 다시 이어써보려 한다. 출국 준비중. 석사 졸업하고 2년이 지났다. 그 2년 간 나는 정말 여러 마감들에 쫓기며 놀지 않고 황급한 인생을 살았는데, 손에 남는 게 어쩜 이리도 없고 왜 계속 마감에 쫓기기만 하는지 어이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바쁘지 않았을 테고, 바빴다면 무언가 결과물이 남아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황급 황망 황당한 인생... 나도 정말 이렇게 허둥지둥 살아가고 싶지 않았건만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어째서 이렇게 매번 황급히 눈 앞에 닥친 것들만을 치우며 살아가는 건지. 모든 일을 이런 식으로 황급히 하다 보니 결국 제대로 완수되는 게 거의 없는 거 아닌지. 출국이 일주일 남았는데도 ..
석사 졸업하고 그저 한국에서 정체된 채 시간을 낭비하며 보내고 있는것 같은 기분이 심하게 들어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조교일이랑 각종 잡무 짬처리 외에 내 앞길을 위해서 뭘 하며 살았는지 스스로 설득해주고 싶어 쓰는 포스팅. 그러다가 저와 비슷한 처지에 계신 분이 이 글을 보고 작은 도움이나마 받으실 수 있다면 좋고요. 박사과정 유학을 준비하며 거쳤던 - 그리고 지금도 거치고 있는 과정을 정리합니다. 이딴 포스팅 써놨는데 예상치 못하게 독일 지도교수님께 차여서 낙동강 오리알 되면 쪽팔리니까 서면으로 지도승낙확인서 받고 줌으로 면담까지 한 다음에야 업로드 한다. ㅋㅋㅋㅋ 솔직히 확인 받은 지금도 차일까봐 불안함... 날... 버리지 말아요. 우선 저는 2021년 여름에 석사를 졸업하고, 바로 다음 학기..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분하다...' 내 생각에 나는 열심히 해왔던 것 같은데 대체 왜 결과는 요 모양 요 꼴일까 분하다는 생각만 든다. 시간만 열심히 들이고 막상 공부의 질은 가라였다는 걸 더 이상 숨기지 못해 자폭한 것이겠지만.. 그걸 인정하더라도 좀 기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낼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 지금은 진짜 걍 분하기만 함. 힝입니다... 5월부터 심사+완제본 직전까지는 정말 지옥같았다.. 아니 사실 4월부터 지옥같았음. 간사일 하는 학회 학술지평가 때문에.ㅋㅋ 5월 1일에는 자가격리대상자가 돼서 2주동안 집에 갇혀있어야만 했고 (내 의지의 문제였겠지만 2주간 논문은 한글자도 못?안?봤다.) 자가격리 해제 후에 어떻게든 이악물고 논문 수정해서 수정고 만들어놨더니만 6월 1일에는..
석사논문 쓰면서 가장 많이 들은 피드백인데, 무슨 뜻인지도 알고, 그 원인도 알고, 해결방법도 알지만 절대 고쳐지지 않는다. 사실 잘 보면 이 블로그에 있는 대부분의 글들도 자폐적으로 쓰여 있다. 내가 생각하는 걸 남도 알아들을 수 있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설명해줘야 하는데, 그걸 안 한다는 뜻이다. 왜 차근차근 안 써주냐면, 일단 나는, 자기도 자기가 무슨 말을 해야되는지 확신이 없어서.. 쓰다보면 하고싶은 말이 나오겠지.. 싶어서 시나리오를 제대로 안 짜놓고 글쓰기 시작함. 그러니까 논증은 널뛰고 문장은 빙글빙글 돈다. 여기서 했던 말 저기서는 필요 없는데 또 하고 또 하고, 공들여 설명해줘야 할 부분은 가볍게 넘기고. 이걸 고치려면 그냥 성실하게 공부를 하면 된다. 참고문헌을 충분히 읽고, 남의 ..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천착'이라는 단어에 묘하게 부정적인 뜻이 있다고 생각해 왔다. (다른 한자지만) '천'자가 주는 어감 때문이었는지, 천착이라는 단어 자체가 안 되는 것에 억지로 붙어있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게는 사용하기 묘하게 꺼려지는 단어였다. 그런데 요즘은 그 천착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너무도 울리는 거다. 이럴 일인가? 싶을 정도로 과하게... 계기는 석사논문 중간발표였다. 아~ 허튼이 드디어 석사논문 중간발표를 했거든요 ㅠ !! 예년과 달리 이번 중간발표는 학교 연구소에서 주관하는 학술대회에서 진행하게 됐고, 나는 첫빠따로 발표를 했다. 과 전임교수님들만 모아놓고 피드백 받던 이전 방식과는 달리 이번엔 타교에서 토론자 선생님도 모시게(?)..
2019년엔 무엇을 했나요.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지만 계속 무언가를 했다. 읽고, 쓰고, 말하고, 고민으로 잠 못 이루고, 사람을 만나고, 생각을 교환하고. 그것들이 모두 생산적이었다 할 순 없지만 작은 무언가들로 작은 무언가를 쌓아나가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사실 많이 기쁘다. 진짜 이 분야의 공부를 시작한 건 몇 달이 채 안 됐다. 이제 반 년 됐을까? 그 동안의 계속된 트레이닝으로 어떤 것은 조금 더 뚜렷해졌고, 어떤 것은 오히려 미궁 속에 빠져버렸다. 미궁 속에 빠진 것은 앞으로 공부할 것이고, 뚜렷해진 것은 앞으로 써나갈 것이다. 부실하고 모호하지만 그래도 내 말을 찾아낸 셈이다. 미처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언어를 발견한다는 것. 그런 즐거움이 있다. 이걸 계속 하면 내 ..
시간 나면 차근차근 그려보고싶다. 결론부터 말하면 발표는 준비해간대로 했고 질의응답은 어버버 버법벅 했음. 뭐 어떠냐 박사인 니들한테 대답을 까리하게 할 수 있으면 내가 박사지 대졸이겠니. 문제는 3일동안의 소셜라이징이었다. 언어가 되어야 소셜라이징도 하지. 미쳐버려.
내가 공부하려고 하는 분야에는 잘 빠진 주제들이 몇 가지 있다. 나는 그런 주제들이 천성적으로 맞지 않는지 부담스러운지 대학원에 들어오면서 투박함으로 도피했다. 섹시한 주제는 요리하기 힘든 탓이다. 그리고 나는 섹시한 주제 특유의 치열함이 싫었다. 도피한 투박함에서 나는 남들이 이백년동안 짜놓은 촘촘한 거미줄의 아주 작은 구멍을 찾아다니고, 그 구멍을 메우는 작업을 즐기려고 했다. 아직 거미줄에서 걷는 방법을 배우는 걸음마 중이라 구멍을 찾는 건 시작도 못 했지만 아무튼 그런 걸 하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뭔가 섹시해보이는 주제가 나에게 왔다. 오페라 보면서 항상 주목해왔던 주제이긴 하지만 그걸로 논문으로 쓰거나 발표를 해볼 생각은 없었는데. "사실 당신한테 주기엔 아까운 주제야." 이걸 덥석 물 만한..
바이마르 여행 이후로는 4월 말에 대선 투표 차 프랑크푸르트에 다녀왔다. 그 때 한 건 눈물나는 치킨먹기 여행 뿐임.. 프랑크푸르트 대한민국 영사관 건물.. 돈까스 만드는 고기망치처럼 생겼다. 그 뒤로 있었던 멀쩡한 여행은 6월 초 함께 교환학생 생활을 하던 친구들과 다녀온 이탈리아 여행이다. 경로는 우선 튀빙엔에서 밀라노까지 Flixbus로 10시간 정도 야간버스를 타고 밀라노까지 가는 것. 여행 일정은 밀라노 1박, 베네치아 2박, 피렌체 2박, 로마 3박으로 이동시간 포함 총 9박 10일의 여행이었다. 야간버스는 그만의 맛이 있었다. 새벽에는 추웠고 내 앞 사람이 의자를 너무 심하게 젖히는 바람에 무릎 둘 곳이 없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스위스를 통과해서 가는 경로였기에 특별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