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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드하임은 뮤지컬신
Über den Gebrauch des Chors in der Tragödie 더보기 원문 Ein poetisches Werk muß sich selbst rechtfertigen, und wo die That nicht spricht, da wird das Wort nicht viel helfen. Man könnte es also gar wohl dem Chor überlassen, sein eigener Sprecher zu sein, wenn er nur erst selbst auf die gehörige Art zur Darstellung gebracht wäre. Aber das tragische Dichterwerk wird erst durch die theatralische Vorst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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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오프닝 시퀀스. '철로에 떨어져 머리가 잘린 사람이 있으니, 지금 당장 지하철에서 내려 선로를 보지 마시고 이동해주세요'라는 역무원의 말에, 지하철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모두 플랫폼으로 내린다. 선로를 보지 말라는 역무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승객들은 굳이 선로로 몰려가 머리가 잘렸다던 시체를 보려고 한다. 승객들은 죽은 사람을 본다. 죽은 사람을 보고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주인공도 선로로 다가간다. 하지만 그녀는 시체를 보기 직전에 역무원에게 제지당한다. 주인공도 관객도 결국은 시체를 보지 못한다. 영화는 온통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 예시를 두 개쯤 더 들자. 주인공 앙헬라가 스너프필름을 처음 접하는 영화 초반의 장면에서 감독은 작품 속 스너프필름을 우리(관객)에게 직접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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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예테 슈테켈 출연: 한스 크레머(펠리페2세), 옌스 하르처(포사 후작), 미르코 크라이비히(카를로스), 리사 학마이스터(엘리사베타), 알리시아 아우뮐러(에볼리) 2020년 3-4월 공연은 코로나19로 인해 전멸했다. 유럽의 큰 극장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한국은 몇몇 극장들에서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공연을 계속하고는 있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공연노동자들의 고생길이 훤한 와중에 대형 극장이나 국립단체들에서는 "광활한 네트의 세계"(ㅎㅎ)를 활용해 그동안 극장 자체적으로 녹화해두었거나 예술채널 중계방송을 위해 녹화한 영상물들을 스트리밍의 형식으로 잠재태, 가능태, 현실태의 관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스트리밍 열풍에 여러 극장들, 단체들이 너도 나도 뛰어들었기 때문에 공연감상자 내지 애호가들은 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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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 정명훈연출: 로버트 카슨출연: 알렉스 에스포지토(펠리페 2세), 피에로 프레티(돈 카를로), 김주택(로드리고), 마르코 스포티(대심문관), 마리아 아그레스타(엘리사베타), 베로니카 시메오니(에볼리), 레오나르드 베르나드(수도사/카를5세) 너무 충격적이라 보고 나서 새벽 4시까지 깨어있다가 잠들라 치면 분노에 차 눈이 번쩍 뜨이길 세 번쯤 한 듯. 뭐가 그리 충격적이었냐면,결말부에서 카를로스와 펠리페가 총살당하고 대심문관과 결탁한 로드리고가 왕이 됨.대심문관과 결탁한 로드리고가 왕이 됨. 안 믿을까봐 캡쳐해 옴. 밑에 두 사진은: 1) 마드리드 반란이 대심문관의 등장으로 제압된 후 군중이 모두 퇴장하자 죽은 척 하던 로드리고가 벌떡 일어나서 대심문관과 악수함, 2) "카를5세의 목소리다"/"미오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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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 엔리체 마촐라 연출: 배리 코스키 출연: 마르셀 비크만(아리스테우스 / 플루토), 카트린 르베크(에우리디케), 마르틴 빙클러(주피터), 조엘 프리토(오르페우스), 안네 소피 폰 오터(여론), 막스 홉(연기 / 스틱스) 플루토: 신화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에우리디케: 맞아. (자신의 사타구니 사이에 붙어 있던 모조 남성기를 떼어내며) 우린 지금부터 신화를 다시 쓸거야. (남성기를 뒤로 던져버린다) 스틱스 역을 맡은 막스 홉이 모든 가수들의 목소리 연기를 도맡아 한다. 생생한 효과음도 함께다. 정말 잘 해서 놀라웠다. 작품 자체는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연출도 그렇고. 안네 소피 폰 오터가 맡은 '여론 Die Öffentliche Meinung'이라는 캐릭터가 궁금해서 보게 되었는데, 이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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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엔 무엇을 했나요.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지만 계속 무언가를 했다. 읽고, 쓰고, 말하고, 고민으로 잠 못 이루고, 사람을 만나고, 생각을 교환하고. 그것들이 모두 생산적이었다 할 순 없지만 작은 무언가들로 작은 무언가를 쌓아나가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사실 많이 기쁘다. 진짜 이 분야의 공부를 시작한 건 몇 달이 채 안 됐다. 이제 반 년 됐을까? 그 동안의 계속된 트레이닝으로 어떤 것은 조금 더 뚜렷해졌고, 어떤 것은 오히려 미궁 속에 빠져버렸다. 미궁 속에 빠진 것은 앞으로 공부할 것이고, 뚜렷해진 것은 앞으로 써나갈 것이다. 부실하고 모호하지만 그래도 내 말을 찾아낸 셈이다. 미처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언어를 발견한다는 것. 그런 즐거움이 있다. 이걸 계속 하면 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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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 성시연 연출: 크리스티안 파데 / 재연출: 김동일 출연: 양계화, 한은혜, 이혁, 임은경, 민현기, 김제니 나도 좋은 얘기만 쓰고 싶다..ㅠㅠ 전체적으로는 잘 뽑힌 연출이 맞다. 뮤지컬 마틸다의 트런치불처럼 남성 가수가 맡은 여성 악당 역할의 희화화된 여성성을 활용한 분장도 극 안에 잘 녹아들어있어서 그냥 넘길 수 있다. 아니 근데 가족오페라라며... 가족오페라라며........ 나는 술취한 애비가 아무것도 못하는 엄마 목덜미를 한 손으로 움켜잡고 억지로 누르며 고개를 숙이게 하는 그런 역겨운 모습을.. 객석의 3분의1은 아동청소년이었던 그 자리에서 보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빗자루 막대가 별 뜻이 없다고 해도. 술취한 애비한테 무릎꿇고 싹싹 비는 엄마 따위의 역겨운 이미지를 가족오페라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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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 실뱅 캉브를랭 연출: 크리스토프 마르트할러 출연: 크리스티네 쉐퍼(비올레타), 요나스 카우프만(알프레도), 호세 반 담(제르몽) 코러스 연극을 무대장치/배경 또는 이미지와 함께 파다 보면 항상 나오는 이름들이 있다. 아이나 슐레프, 로버트 윌슨 등등. 마르트할러도 그 중 하나다. (마르탈러라고 써야 할지 마르트할러라고 써야할지 모르겠다.) 이름이 나오니까 이 사람이 연출한 작품은 어떤 모양인지는 봐야겠고, 안보면 직무유기같고. 그런데 드라마는 풀영상도 별로 없고 봐도 대사를 못알아들으니까 오페라로 대충 가늠만 해보자 하고 보기 시작했다. 연극어법과 오페라 어법이 다르긴 하지만, 아무튼 연극에서 하던 걸 오페라에서도 시도해보려고 하지 않았겠습니까. 근데 요나스카우프만이 나오는 줄은 몰랐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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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 다비드 레일랑 연출, 코레오그래피: 안성수 출연: 백재은(벡빅), 구태환(패티), 박기현(삼위일체 모세), 바네사 고이코엑사(제니), 미하엘 쾨니히(지미) 2019. 7. 11. 문장으로 이을 힘도 없어서 그냥 번호 붙여서 남들 다 하는 얘기만 하려 함.. 1. 브레히트 재미 없다. 브레히트가 드라마 작가로 왜 이렇게 추앙받는지도 잘 모르겠고. 몇 편 읽어봤지만 읽을 때마다 그 한 치 숨김도 없는 직설적 텍스트가 진짜 노잼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게 그 때는 의미가 있었을수도 있겠지만 지금도 그럴까? 우리는 아직도 작품에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할 장치가 필요한가? 우리는 아직도 노동자 혁명을 믿고 있나? 혁명은 믿는다 치자. 적어도 시사하는 바는 있을 테니까. 아니 근데 낯설게하기 효과가 진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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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아리 에스터 오랜만에 정말 마음에 드는 영화를 봤다. 심야로 봐서 영화가 1시에 끝났는데, 그 흥겨움과 즐거움에 4시까지 잠들지 못했다. 이게 무슨 공포영화예요, 힐링물이지. 나는 요즘 코러스에 빠져 있다. 관심사가 그 쪽에만 가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어쨌든 읽고 보고 쓰는 것들이 전부 코러스다. 그것도 코러스가 자연스러운 요소인 음악극(오페라나 뮤지컬 등)에서의 코러스가 아니라 연극에서의 코러스를 공부하고 있다. 봐야할 게 너무 많아서 미쳐버릴 것 같다. 고대 그리스 비극부터 근대 고전주의 드라마와 20세기 초반 새로운 영향미학, 나치미학, 20세기 중후반의 포스트드라마, 그리고 포스트드라마의 한계를 지적한 21세기 초입의 새로운 조류까지 연극에서의 코러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어 왔다. 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