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드하임은 뮤지컬신
지휘: 엔리체 마촐라 연출: 배리 코스키 출연: 마르셀 비크만(아리스테우스 / 플루토), 카트린 르베크(에우리디케), 마르틴 빙클러(주피터), 조엘 프리토(오르페우스), 안네 소피 폰 오터(여론), 막스 홉(연기 / 스틱스) 플루토: 신화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에우리디케: 맞아. (자신의 사타구니 사이에 붙어 있던 모조 남성기를 떼어내며) 우린 지금부터 신화를 다시 쓸거야. (남성기를 뒤로 던져버린다) 스틱스 역을 맡은 막스 홉이 모든 가수들의 목소리 연기를 도맡아 한다. 생생한 효과음도 함께다. 정말 잘 해서 놀라웠다. 작품 자체는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연출도 그렇고. 안네 소피 폰 오터가 맡은 '여론 Die Öffentliche Meinung'이라는 캐릭터가 궁금해서 보게 되었는데, 이 캐릭터..
2019년엔 무엇을 했나요.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지만 계속 무언가를 했다. 읽고, 쓰고, 말하고, 고민으로 잠 못 이루고, 사람을 만나고, 생각을 교환하고. 그것들이 모두 생산적이었다 할 순 없지만 작은 무언가들로 작은 무언가를 쌓아나가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사실 많이 기쁘다. 진짜 이 분야의 공부를 시작한 건 몇 달이 채 안 됐다. 이제 반 년 됐을까? 그 동안의 계속된 트레이닝으로 어떤 것은 조금 더 뚜렷해졌고, 어떤 것은 오히려 미궁 속에 빠져버렸다. 미궁 속에 빠진 것은 앞으로 공부할 것이고, 뚜렷해진 것은 앞으로 써나갈 것이다. 부실하고 모호하지만 그래도 내 말을 찾아낸 셈이다. 미처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언어를 발견한다는 것. 그런 즐거움이 있다. 이걸 계속 하면 내 ..
지휘: 성시연 연출: 크리스티안 파데 / 재연출: 김동일 출연: 양계화, 한은혜, 이혁, 임은경, 민현기, 김제니 나도 좋은 얘기만 쓰고 싶다..ㅠㅠ 전체적으로는 잘 뽑힌 연출이 맞다. 뮤지컬 마틸다의 트런치불처럼 남성 가수가 맡은 여성 악당 역할의 희화화된 여성성을 활용한 분장도 극 안에 잘 녹아들어있어서 그냥 넘길 수 있다. 아니 근데 가족오페라라며... 가족오페라라며........ 나는 술취한 애비가 아무것도 못하는 엄마 목덜미를 한 손으로 움켜잡고 억지로 누르며 고개를 숙이게 하는 그런 역겨운 모습을.. 객석의 3분의1은 아동청소년이었던 그 자리에서 보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빗자루 막대가 별 뜻이 없다고 해도. 술취한 애비한테 무릎꿇고 싹싹 비는 엄마 따위의 역겨운 이미지를 가족오페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