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드하임은 뮤지컬신
이제 블로그 이름값을 좀 해야 할 때 본문
이 포스팅을 연극,뮤지컬 카테고리에 올려야 할 지 오페라,클래식 카테고리에 올려야 할 지 좀 고민했다. 블로그 이름값을 한다는 제목이니까 연뮤 카테고리에 올리는 게 낫겠지.
오페라계에 뮤덕들 엄청 많은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터펠은 심지어 손드하임 팔순잔치에 스위니토드를 불러제꼈다. 비야손은 뭔 메이져 뮤지컬도 아니고 스팸얼랏이라고 우리나라에서도 두번인가 공연된 적 있는 뮤지컬의 이상한 넘버 하나를 지네 나라 방송 나와서 불렀고. 얼음집의 ㅎ모님 왈 푸를라네토 옹도 뮤지컬 하려다가 매일매일 공연해야한다는 얘기 듣고 도망쳤다던데 이건 생각할수록 웃김ㅋㅋㅋㅋ 여튼 내 구 최애 바리톤 토마스 햄슨도 소싯적 뮤지컬 넘버 몇 가지를 불러제낀 게 있다. 예를 들면 브링힘홈.
http://www.dailymotion.com/video/x2qz07y
근데 오페라가수들이 뮤지컬 넘버를 부르면 대부분은 본전도 못 찾음. 그리고 나는 햄슨이 손드하임을 불렀던 영상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내가 이미 2016년 5월에 햄슨이 애거니 부른 영상을 봤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최근에 뭘 찾다가 그 트윗을 발견했는데 나는 이걸 본 기억이 전혀 없단 말임.ㅋㅋㅋㅋ 한창 내가 터펠이 스타즈 부른 영상을 보고 내 자베르가 저럴 리 없어 하며 미쳐발광할 때라 이것도 보고 그냥 기억에서 지워버린 게 틀림없다. 근데 웃기는 건 이 영상에서 햄슨 잘한다?ㅋㅋㅋ
햄슨과 제리 해들리의 Agony. 손드하임의 <Into the Woods>에 나온 넘버다. 제리 해들리가 신데렐라의 왕자 역할이고, 토마스 햄슨이 라푼젤의 왕자 역할.
인투더우즈야 디즈니가 미쳐가지고 지들 까는 뮤지컬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앗싸리 영화로 만들었으니까 이젠 유명함. 손드하임이 이거 영화화한대서 메릴스트립을 위한 새로운 넘버까지 써주고 친히 메릴스트립한테 "Don't fuck it up!"이라는 메모까지 남겼는데 영화에선 그 넘버 짤렸다.ㅋㅋㅋㅋㅋㅋㅋ 영화 속에서 크리스파인이 제리 해들리가 부르는 저 신데렐라 왕자 역이었다.
영상 속 두 가수들의 딕션은 전문 뮤지컬배우들보다 떨어진다. 손드하임의 뮤지컬은 딕션이 생명이거늘.. 게다가 표정연기가 중요한 만담부분에서 카메라가 둘을 익스트림 롱샷으로 잡음ㅋㅋㅋㅋㅋㅋㅋ 야 이 인우즈알못들아! 그래도 햄슨이 나름 잘해서 마음에 든다. 젊은 햄슨 인우즈왕자들 역할에 완전 잘 어울린다. 멀대같이 크고 허당같이 생겨서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영상이 내가 최고로 치는 애거니 영상이다. 로버트 웨스턴버그 왕자 레전드 시절임. 디즈니에서 튀어나온 것 같이 생겼다 흑흑... 인우즈 라이센스 언제 들어오냐 전미도배우가 마녀 해야됨 알겟습니까 한국 뮤지컬기획사들?!?!?!?!?
번스타인의 <West Side Story>에 나오는 Tonight. 웨사스는 손옹이 작곡과 작사를 겸하지 않고 작사'만' 한 작품이다. 손드하임은 이런 식으로 한가지만 맡는 걸 싫어했는데 이 작품으로 브웨 데뷔한 짬찌였으니까 어쩔 수 없었겠지.
무서운 건 이 영상에서의 햄슨이다. 둥글게 감싸안는 것 같은 분위기의 목소리를 보면 햄슨이 맞는데 이 사람 이렇게까지 높게 부른다고?ㅋㅋㅋㅋㅋ 정확히 어떤 영상 어떤 인터뷰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햄슨이 전에 자기가 스위니토드를 하기엔 스위니토드 음역대가 너무 낮다고 했던 적이 있다. 그걸 봤을 때 당시엔 '뭔 소리여 콤윌킨슨이랑 윤형렬이 같은 배역 하는 게 이 바닥인데... 야 류정한도 조니뎁도 하는 게 스위니거든? 터펠이 했으면 님도 할 수 있어...' 이러면서 넘겼는데 이 영상을 보니 그게 뭔 말인지 알겠다.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햄슨한테 낮을 것 같기는 함........... 게다가 햄슨 스위니 별로 보고싶지 않음 십중팔구 욕먹을게 뻔함ㅋㅋㅋㅋㅋㅋㅋ 먼훗날 다시 뮤지컬이 부르고싶거든 로저스/해머스타인의 Some Enchanted evening이나 불러줬으면 좋겠다. 좀 낮춰서 불러도 되니까.. 이거 진짜 햄슨 찰떡일것같음. 방금 호세카레라스가 이거 부르는 거 보고 왔는데 이 넘버는 오페라 가수가 불러도 부담없을것임.
생각해보면 햄슨이 손드하임 뮤지컬을 한다는 건 좀 너무 어이가 없긴 함. 그냥 가끔가다 심심할때 한 곡 부를 순 있겠지만 터펠처럼 정식으로 뮤지컬 무대를 뛴다? 이건 상상이 잘 안 된다. 별로 보고싶지도 않음ㅋㅋㅋㅋㅋ 그치만 햄슨이 손드하임 뮤지컬 하기에 참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손드하임 자랑에 햄슨을 좀 써먹어봐야겠다.
뮤지컬 신 손드하임이 얼마나 사악한지를 보여주기 위해 아끼는 짤을 올려본다. 손드하임은 랩이 가장 Theater라는 공간에 잘 어울리는 음악 포맷이라고 생각하고 있음. 그래서 손드하임의 뮤지컬들에선 숨가쁘게 가사를 토해내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또한 손드하임은 언어와 음악과 드라마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작품을 쌓아올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그는 <어쌔신>을 만들 때, 각 암살자들의 국적과 문화, 성장 배경을 고려하여 테마를 다르게 부여했다. <선데이 인 더 파크 윗 조지>를 만들 때에도, 조르주 쇠라가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그렸을 때 사용했던 물감의 갯수만큼 뮤지컬에 사용되는 악기의 수를 정했다고 한다. <퍼시픽 오버츄어>를 만들 땐 하이쿠를 짓는 방식으로 가사를 썼고. 이처럼 손드하임의 음악과 손드하임의 가사는 유기체처럼 딱 맞물려있기에, 미국식 영어를 사용하는 손드하임의 작품은 미국식 영어 구사자가 미국식 영어로 공연할 때 가장 빛을 보게 됨.
햄슨은 미국인이잖아? 그리고 햄슨이 얼마나 빠른템포 존잘인지 모두 이 영상을 봐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저 때 햄슨 인간맞습니까????? 바쁘신분들 4분 16초부터 봐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딕션 하나 뭉개지는 거 없이 다 짚고가고있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사람의 혀는 손드하임의 가사를 읊기 위해 태어난 혀다..... 별로 안 보고싶지만 동시에 궁금하기는 함 햄슨이 인투더우즈 마녀 하는 거 보고싶다.ㅋㅋㅋㅋㅋㅋㅋ
음주포스팅이라 어떻게 끝내야 할 지 잘 모르겠네 이왕 손드하임 자랑 할 거면 이 짤도 올려야지. 아! 내가 파는 사람이 브로드웨이 최초로 가사에 Fuck you 써 넣은 사람이고 브로드웨이 최초로 넘버 부르는 도중에 오르가즘(뭐에 대한 비유 아님. 리터럴리 그 오선생임) 뿅가는 캐릭터 만든 사람이다!
이 글을 읽으실 분이 계실지 잘 모르겠지만 여튼 오르가즘 온 거 어떻게 표현하는지 궁금하신 분 계실까 봐 짤첨부 함. 필립콰스트가 터핀 판사 역을 맡아서 무대 위에서 넘버 부르는 도중에 오선생을 맞은 대목이다. 엠마톰슨이랑 브린터펠이 같이 나온 그 프로덕션 맞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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