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드하임은 뮤지컬신
[튀빙겐 교환학생] 튀빙엔에서 영화를 꼭 봐야 한다면.. 본문
뜯어 말리고 싶네요 정말.. 본인이 웬만한 씨네필(ㅋㅋㅋㅋ)이 아니다, 여기서 영화를 보지 맙시다. 자막 없이 독일어로 영화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여기서 영화를 보지 맙시다. 앉은 키가 서양인보다 클 자신이 없다, 여기서 영화를 보지 맙시다. 저는 셋 다 해당사항이기 때문에.. 도전정신이 있는 분을 기다려보겠습니다.
우선 튀빙엔이라는 특수상황에 놓이기 전에, 독일 전반의 영화관 실태에 대해 먼저 아는 것이 좋겠지요. 그러기 위해 글을 하나 가져오겠습니다.
http://cafe.naver.com/miraeassethope/12115
위 포스팅은 지난 학기 함께 튀빙엔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던 '웬만한 씨네필' 친구가 >독일에서 영화보기<에 대해 쓴 글입니다. 참고하세요.
나쁘지 않아 보이나요? 그럼 이제 상황을 튀빙엔으로 데려와 봅시다. 저는 왜 튀빙엔에서 영화를 보지 말라고 하는 것일까요?
http://www.tuebinger-kinos.de/
튀빙엔 영화관들의 상영 작품목록과 일정은 위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튀빙엔의 상업 영화관은 크게 두 개로, Nonnenhaus 건너편에 있는 Kino Museum과, Zinser에서 Kaufland까지 가는 길 중간에 있는 Kino Blaue Brücke입니다.
참, 튀빙엔에는 예술 영화관도 있습니다. 저는 안 가봤지만, 7월 말에 있었던 안토니오니의 <욕망> GV 세미나를 깜빡 잊어버리지만 않았어도 이 곳에 대해 역시 쓸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홈페이지는 http://www.arsenalkinos.de/ 입니다. 자체적인 필름페스티벌도 다양하고, 종종 GV 세미나도 열립니다. 학생들끼리 영화제를 열기도 하고, 소규모 학생영화 상영회도 있다고 해요. 학교 건물 내에서 상영회를 연다고 하니, 그런 것들을 노릴 수도 있겠죠. 당신의 씨네필 교환생활을 응원해요.
다시 상업 영화관으로 돌아와서, 보통은 Kino Blaue Brücke에서 조금 더 프랜차이즈 영화를 많이 상영해 줍니다. 비록 지금은 Kino Museum에서 <킹스맨: 골든서클>이 상영중이지만요, 어디까지나 보통의 경우입니다. 이러나 저러나 독일어를 못 하는 사람이 볼 영화는 적습니다. 독일어를 할 줄 알면 걱정할 것 없습니다. 아무거나 보면 됩니다. 아무거나 골라잡으면 더빙이니까요.
독일어를 못 하면 영화도 못 보냐! 그건 아닙니다! 영어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따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극도로 적을 뿐이지요.
그럼 튀빙엔의 영화 상영 포맷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독일어 더빙 (위 사이트의 일정표에서 별다른 표시가 없으면 더빙임, 거의 대부분.)
사진은 Kino Blaue Brücke의 3관. 건물 지하에 있습니다. 이 관은 객석간 단차가 괜찮은 편입니다. 내부가 작아서 아늑하고, 제가 봤을 때에는 사람도 5명밖에 없어 오랜만에 아트하우스 모모 느낌을 냈습니다. 이 날 더빙으로 <킬러의 보디가드>를 봤습니다. 대사를 Fick dich랑 Scheiße, Motherfucker밖에 못 알아들었다고, 독일어 헛배웠다고 슬퍼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영화 자체에 대사가 그것뿐이더라구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사무엘 L. 잭슨의 욕을 본인 목소리로 못 듣는 건 아쉽습니다. 배우 팬인데 상영해주는 포맷이 더빙뿐이라면 그냥 더빙 보고 나중에 한국 가서 네이버영화로 또 보세요. 길어봐야 6개월만 참으면 됩니다.
2. Original
원어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오리지널입니다. 오리지널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자막 없이 원어 그대로 나오는 Originalfassung / Original Voice (OF, OV로 약어 표시됩니다.), 원어 목소리에 자막이 함께 나오는 Original mit Untertitel(OmU) 이렇게 두 종류입니다. 이 OmU역시 두 갈래로 나뉘는데요, 영어 자막이 표시되는 OmeU, 독어 자막이 표시되는 OmdU입니다. 이러나저러나 사운드는 원어 그대로이니, 영어권 영화를 볼 때 유용하겠죠.
유용..? 회차가 있어야 유용하죠. 종류가 많으면 뭘 합니까 회차가 없는데. 한국 개저비엘 영화가 점령한 CGV상영관들처럼 얘들도 다 더빙이 점령했단 말입니다!
사진은 Kino Blaue Brücke의 2관입니다. 보시다시피 앞좌석과의 단차가 거의 없습니다. 앉은키가 작은데 앞에 큰 사람이 앉았다면 저처럼 포기하고 리스너가 되면 됩니다. 저 날은 <원더우먼>을 봤네요. 로빈라이트는 사랑입니다.
3. 3D
영화를 3D로도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의외입니다. 여기서 그게 가능하단 말인지... 본 적이 없는데, 혹시 보신 분은 어떠셨는지 알려주세요. 지금은 <블레이드 러너 2049>가 3D로 상영중이네요.
아참, 티켓 가격은 8유로에서 10유로까지 다양합니다. 2D영화는 보통 8.5유로, 3D는 10유로입니다. "Dienstag ist Kinotag"이라고 해서 화요일은 모든 영화가 5유로로 할인되기도 해요. 속지 맙시다 요즘 환율에 5유로면 8천원입니다. 한국 돌아가면 안락하고 시설 좋은 메가박스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4. Sneak Preview
매주 토요일 밤 11시마다 Kino Blaue Brücke의 1관에서 개봉 전인 영화를 사전 정보 없이 프리뷰로 상영해줍니다. 한국 스릴러부터 벨기에 로드무비까지라니, 진짜 의외의 곳에서 보이는 한국... 여담이지만 여기 애들 꼭 한국인이라 하면 박찬욱 <올드보이> 봤다고 해주는데 거기 대고 <아가씨>도 보라고 합니다 문어랑 백작이랑 뭔가 있었어야했는데 역시
스네이크 프리뷰도 궁금해서 한 번 가 보고 싶은데, 이것도 어차피 더빙일거잖아요... 한국 스릴러 틀어주면 알아들을 수는 있겠네ㅋㅋㅋㅋㅋ
5. Met Opera Live
메트 얘네가 돈벌려고 온군데다 실황상영을 뿌려주는데 그게 튀빙엔에도 있습니다. 이 작은 도시에서 제법 인기가 많아서, 자리가 잘 들어차요. 주 관객층은 백발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인데, 젊은층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근데 양심이 있으면 이 자리에 이 시설로 31유로 받고 티켓을 팔면 안 되는 거잖아요. 오페라 실황상영관 스피커가 목관악기 세 대에도 지지직거리면 안되는거잖아요.... 한국도 메가박스에서 메트오페라 실황 해줍니다. 3만원인데 학생할인 받으면 만오천원 합니다. 굳이 튀빙엔에서 지지직거리는 스피커로 볼 필요 없잖아요? 아물론 저는 호갱이라 1월에 또 보러 갈겁니다..... 브린터펠 스카르피아 보러요...........
저들도 양심에 찔렸는지 인터미션때 영화관 로비에서 Butterbretzel과 Sekt를 나눠줍니다. 술을 못마시면 오렌지주스를 선택할 수도 있어요.
그.. 이렇게까지 썼는데도 여기서 영화를 꼭 보셔야겠다면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튀빙엔 학생이라면 대부분 가지고 있는 Semesterticket으로 Reutlingen까지 공짜로 갈 수 있거든요. 그리고 로이틀링엔에는 멀티플렉스가 있답니다! http://www.cineplex.de/reutlingen/ 여기도 OV나 OmU가 별로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요ㅋㅋㅋㅋㅋㅋ 적어도 단차는 여기보단 낫겠죸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으로 https://www.kino.de/ 이 사이트에서 독일 전역의 영화관 스케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검색해서 그 영화가 상영되는 영화관을 알아볼 수도 있구요.
그럼... 네이버영화도, 왓챠플레이도 안 되는 이 이역만리 타지에서 행복한 덕질들 하세요. Viel Glück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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