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드하임은 뮤지컬신
[편지 번역] 1794년 9월 4일, 7일, 10일 괴테와 실러 사이의 동거 제안 편지 교환 본문
* 오역이 많을 테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틀린 곳은 부디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 ]: 역자 추가, ( ): 몇몇 관계대명사 절. 원문에서는 괄호가 아닌 콤마 등으로 이어집니다. 강조는 원문을 따릅니다.
이어지는 세 통의 편지는 괴테가 실러의 생일축하편지를 받고 나서, 실러에게 14일간의 동거를 제안하고 이에 실러가 기꺼이 승낙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Weimar, 4. September. 1794> Goethe, an Schiller
제게 보내주신 원고와 숭고의 발전에 대한 미완성 작품을 매우 즐겁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우리가 단지 같은 주제에 흥미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평가하는 방식에서도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새로이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핵심적인 주장에서 우리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입장이나 연결 방식, 표현상의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은 객관의 풍부함과 그에 상응하는 주관의 다양성 사이의 차이를 증명해주는 것입니다. 이제 당신께 요청드리고 싶은 것은, 당신께서 이 주제에 대해 이미 쓰셨거나, 출판하려 하시는 글들을 점차적으로 제게 전달해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시간의 손실 없이 지나간 과거를 만회하도록 말입니다.
이와 함께 당신께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다음 주에 영주님과 그 수행원들이 아이젠나흐로 떠납니다. 저는 14일 동안 완전히 혼자,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이런 자유는] 제게 다시 오지 않을 것 같군요. 이 기간 동안 저를 방문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저희 집에서 기거하며 지내지 않으시겠습니까? 당신께선 모든 종류의 작업을 안정된 상태에서 진행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편한 시간에 서로 의견을 나누고,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 유익함을 나누기 전에는 헤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당신께서 지금까지 살아오셨던 방식대로 지내시고, 가능한 한 당신의 집에 있는 것처럼 가구를 옮기셔도 괜찮습니다. [당신께서 저희 집에 머무르신다면] 당신께 저의 수집품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을 보여드릴 수도 있고 우리 사이에 더 많은 연결고리를 엮을 수도 있겠지요. 그 14일이 지나고 난 이후부터는 당신께선 당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자유로운 저를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그 때까지 이야기 나누고자 했던 몇 몇 주제들은 미루고, 건강하시기를 바라야겠군요.
Ramdohr의 <Charis>를 읽어보셨는지요? 저 개인의 자연적인 기관들과 인공적인 기관들 전부를 사용해서 이 책을 다루어보려고 시도했지만, 그 내용을 제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곳을 단 한 페이지도 찾지 못했습니다.
안녕히 계시고, 당신의 가족들께도 안부 전해주십시오.
W. d. 4 Sept 1794
Goethe
<Jena den 7. Sept. 1794> Schiller, an Goethe
친히 바이마르로 초대해주시니,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진지한 부탁이 있습니다. 당신의 집의 질서를 따르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 저를 빼놓고 생각해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의 고질병이 밤에는 저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고 오전을 통째로 잠에 헌납하도록 강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가 낮 동안 특정한 시간 이후에 깨어있기를 기대하시는 것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당신의 집에서 완전히 낯선 사람으로 여겨지고, 관심을 받지도 않을 것을 허락해주십시오. 저 자신을 완벽하게 고립시킴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제 건강에 관심을 쏟는 그런 당황스러운 일을 모면하고자 합니다. 모든 다른 사람들이 잘 따르는 그 질서는 저의 가장 위험한 적이며, 저는 그 질서를 지킬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오직 일정한 시간에만 단지 어느 정도의 일만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예비과정들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제가 당신의 곁에서 존재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것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만 합니다. 저는 오직 당신의 곁에서 아파도 될, 그런 불쾌한 자유를 부탁드릴 뿐입니다.
당신의 초대를 받았을 때, 저 역시 이미 당신께 저희 집에서 머무르실 것을 제안드리고자 했습니다. 제 아내가 종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3주 동안 루돌슈타트로 떠나기 때문입니다. 알렉산더 훔볼트는 자신의 아이에게 이 종기를 옮았더군요. 저는 완전히 혼자 있고, 당신께 편안한 방을 제공해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훔볼트 외에는 사람을 별로 만나지 않고, 오랫동안 제 문지방을 넘어 온 형이상학은 없었습니다.
Ramdohr의 <Charis>은 별난 작품입니다. 처음 훑어보았을 때 그의 바보같은 글쓰기 방식과 그의 끔찍한 철학은 제게 섬뜩함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리고는 허둥대며 서점에 그 책을 돌려보냈습니다. 한 학술적인 신문이 네덜란드 학파에 대해 쓴 그의 논문을 인용하며 한 꼭지를 할애한 것을 본 후로, 저는 그에 대해 좀 더 나은 신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Charis>를 다시 집어들었죠. 그 작품은 제게 아주 무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가 일반적으로 감정, 취미,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는 것들은 당연히 지나치게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가장 나쁘게 말하자면 진정한 제국 직속 남작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그의 책 중 경험적인 부분, 즉 그가 다양한 예술들의 특징들에 대해 말한 부분과 그 예술들의 영역과 한계를 규정한 부분에서 저는 큰 유용성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서 그는 그 자신의 영역 안에 있고, 오랫동안 예술 작품에 머무르며 하나의 (확실히 조야한 것은 아닌) 취향의 완전성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적인 부분에서 이 교육받은 남자(Ramdohr)는,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고려의 대상 정도는 되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하지만 당신께선 그가 여기에서는 저를 위해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그 가치를 완전히 잃어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가 수호하려는 그 경험들은 당신께는 이미 익숙한 것이고, 당신은 그에게서 새로운 것을 전혀 발견할 수 없을 터이니 말입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은 그가 실패했던 것이며, 그가 성공한 것은 당신께 필요하지 않습니다. 칸트 철학의 추종자들이 그를 간단히 내친다면, 그리고 칸트 철학의 반대자들이 그를 통해서 자신들의 종파를 보강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면 저는 놀랄 것입니다.
당신께서 숭고에 대한 저의 미완성 논문을 읽어보셨다니 여기에 [그것의] 첫 부분을 동봉합니다. 당신께선 아마도 여기서 열정의 감성적(미학적) 표현을 규정할 수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감성적(미학적) 대상들에 대한 저의 몇몇 초기 논문들은 당신께 드리기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그 이후에 썼지만 아직 출판되지 않은 몇 가지는 제가 [당신의 집에 머무르기 위해 방문할 때] 가지고 가겠습니다. 아마 당신께선 이번 주에 나올A[llgemeinen] L[iteratur] Z[eitung]에 실리게 된 마티손의 시에 대한 제 비평에 관심을 가지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문학 비평계를 지배하고 있는 이 무질서 상태와 객관적 취향에 대한 규칙이 없는 이 완전한 결핍 상태에서, 예술비평가들은 자신들의 비평이 어떤 근거에 의해 지지되기를 바랄 때 항상 커다란 곤경에 처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왜냐하면 이 근거를 소환해 낼 어떤 규칙집도 없기 때문이지요. 예술비평가가 진지하고자 한다면, 그는 완전히 침묵하거나, 아니면 입법자인 동시에 판사가 되어야만 합니다. 저는 그 비평에서 마지막 사항[입법자인 동시에 판사가 되는 예술비평가]을 옹호했습니다. 어떤 권리 또는 행운으로 당신으로부터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비평 원고를 받는 대로 당신께 송부하겠습니다.
Fr. Schiller.
<Weimar, 10. September. 1794> Goethe, an Schiller
와주시길 바라는 제 요청을 승낙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께는 원래 지내시던 방식에 따라 머무르실 수 있는 완전한 자유가 있습니다. 호의를 베푸시어 제게 오실 날을 알려주시면, 그에 맞춰 준비하겠습니다.
우리 한 번 함께 폰 훔볼트 씨를 방문하고, 저는 당신과 함께 돌아오는 건 어떠신가요. 그리고 이 ‘오늘의 천재’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는 겁니다. 당신께서 <Charis>를 가지고 계신다면 그것도 함께 가져와 주십시오.
우리가 이런 소재들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나폴리에서 온 아름다운 풍경 몇 점이 벽면에 세워져 있을 겁니다.
안녕히 계시고, 가족들께도 안부 전해주세요.
Goethe
영문판 <이피게니에>를 받는 대로 당신께 송부하겠습니다.
가장 재미있는 점은 괴테가 먼저 제안하고 실러가 덥석 받아물은 이 14일간의 동거 이후에 실러에 대한 괴테의 호칭이 "mein Wertester"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게 "my dearest ㅇㅇㅇ"시리즈와 같은 말이라는 건 알지만 들어보세요. 지금까지 꼬박꼬박 존칭 Sie로 부르고 사무적인 호칭 쓰다가 처음으로 몰랑몰랑한 호칭을 쓰기 시작했다고요. 오타쿠 가슴에 불을 붙이는 이 변화를 님들이 아시는지? 14일간 한 집에 살면서 무슨 일이 있었을지 어떻게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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