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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ROH <예브게니 오네긴> 본문

오페라, 클래식

2012 ROH <예브게니 오네긴>

허튼 2019. 3. 1. 13:20


지휘: 로빈 타치아티

연출: 카스퍼 홀텐

출연: 사이먼 킨리사이드(오네긴), 크라시미라 스토야노바(타치아나), 파볼 브레슬리크(렌스키), 엘레나 막시모바(올가)



  역시 오네긴의 진리는 얼굴이다. 사람이 잘생겨야 오네긴에 몰입도 하고 오네긴 사랑하는 타치아나한테 몰입도 하고 그러는거지 어떻게 이런 몰골로,,,(이하생략) 게다가 연기도 대충 함. 어떻게 이럴수가..


짜증나서 연기 대충하는 킨리 캡쳐 뀨_뀨 하고 있음


  회상 컨셉은 오네긴 연출의 중요한 밈을 담당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젊은 시절 치기 어린 행동들을 세월이 지나 3막의 시점이 되어서야 비로소 바라볼 수 있게 된 주인공들이, 1막부터 회상을 하다가 3막에 이르러 연회장에서 다시금 만나게 되는 일련의 밈 말이다. 홀텐은 이것을 쓰고 있고, 헤어하임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하면 쿠다쿠다를 부르는 렌스키를 오네긴이 바라보게 만들 수 있다.


  회상 컨셉으로 홀텐이 노린 효과는 결투 이후 오네긴의 영혼에 렌스키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는지 보여주는 것. 결투 씬 이후 렌스키는 죽은 시체 상태로 극이 끝날때까지 무대 위에 남아있다. 오네긴은 폴로네이즈 씬에서 죽은 렌스키 시체를 앞에 두고 수많은 여자들을 탐한다. (물론 오네긴은 결코 조반니여서는 안 된다. 너무나 괴로운 연출) 그레민 공작과 결혼한 타치아나를 오네긴이 소개받게 되는 장면에서도 렌스키는 그들의 발치에 드러누워 죽어 있다. 오네긴의 마지막 발광과 "좆같은 내 인생!" 절규를 할 때도 렌스키는 무대 위에서 죽은 연기를 해야 한다, 렌스키 인권 좀ㅠㅠ.


  여러모로 어떤 점을 좋다고 해야 할 지 모르겠는 난감한 연출이다. 빨강 파랑 태극무늬 대비 의상조차 힘들었음. 오네긴 제발 잘생긴 사람 해주세요. 이거 보고 크비첸 오네긴 봤더니 그렇게 몰입이 잘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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