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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빈 슈타츠오퍼 <돈 카를로> 감상, 로드리고는 인기쟁이 본문

오페라, 클래식

2004 빈 슈타츠오퍼 <돈 카를로> 감상, 로드리고는 인기쟁이

허튼 2017. 4. 23. 08:38


지휘: 버트란드 드 빌리
연출: 페터 콘비츠
출연: 알라스테어 마일스(펠리페 2세), 라몬 바르가스(카를로스), 보 스코부스(로드리도), 이아노 타마르(엘리사베타), 나쟈 미카엘(에볼리), 시몬 양(그란데 인퀴지터)

보기 전에는 이 프로덕션이 왜이렇게 욕을 먹는지 몰랐는데 보고나니까 알것같기도 하고.
보 스코부스의 로드리고 비주얼 핥으려고 독일 온 지 1주일만에 주문했으며 한달 걸려 받았다. 의도가 별로 순수하진 않았어서 연출의 노선이나 후반으로갈수록 ?????되는 노래 등등에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있었다. 어쨌든 로드리고는 예뻤으니까... 거의 내 안의 공식 로드리고로 자리매김시켜줄 수 있을 것 같았음. 진짜 예쁜데 캡쳐부터 푼다



대학동창이자 왕자님 오랜만에 만나서 함박웃음짓는 로드리고 흑흑 보 스코부스 웃는 거 너무 예쁘다.. 정말 순수하게 웃어서 아 카를로스에게 간도 심장도 내주겠구나 싶었는데 사실 그게 아니라 '왕자가 건장한 성인이 되었구나!! 이제 플랑드르를 구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에서 저렇게 맑고 참하게 웃은거라서 흠좀...


지금 뭐라구요 당신 어머니를 사랑한다구요


그래그래 카를로스 알겠으니까 울지말고 말해봐

엘리사베타와 펠리페가 들어오고 카를로스는 정신 나가서 "그녀를 뺏겼구나!" 광광거리다가 전부 퇴장하고 다시 이 오랜 두 친구들만 남게 되는데, 로드리고는 이제 자유앵무새가 되어 카를로스를 설득한다. 후 케어스 어바웃 유어 론리 쏘울..... 매일 생각하지만 앙졸라스의 파트리아랑 로드리고의 리베르타 정말 피곤하겠다 싶다.

여튼 우정의 이중창이 끝나고 로드리고는 주먹을 들어 카를로스에게 그 이념을 확인받고자 하는데, 주먹을 쳐서 마음을 보여달라는 로드리고의 무언의 요구를 카를로스는 뒷걸음질치며 피해버린다. 그리고 도망치듯 퇴장. 이 프로덕션의 카를로스는 이렇게 처음부터 로드리고를 완벽하게는 믿지 않는 모습이 보인다. 그 점은 재미있었음.
엘리사베타와 에볼리와 궁정 시녀들을 다루는 스킬도 13짤츠의 햄슨 로드리고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쩔쩔매는 모습을 보임ㅋㅋㅋ 귀여워..

그리고 가장 이해할수없었던 레스테츠


"기다려라!"한 마디에 간지나게 폐하 앞에 꿇어앉음 아 미친 또 내 안의 뜨거운 무언가가 일어난다 정말 보스코부스로드리고 거의 내 안에 있는 신하되는 자의 이데아..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다 내 심장을 쥐어짜는기분임...


....? 뭘까 진짜?
지금까지 내가 봤던 레스테츠/레스타테는 항상 일방향 사랑 또는 혼란스러운 상태였는데 이건 누가봐도 쌍방향이다.. 로드리고 지금 카를로스 생각 1도 안하고 있음 플랑드르만 해방시켜준다면 황제가 잠자리에서 세이프워드 없이 SM플 요구해도 들어줄 것 같이 생겼음;; 그리고.. 황제는... 자꾸 신경 긁는 로드리고가 빡치는데 너무 사랑스러운 것이다...

이런 장면이 있다.

로드리고 : 세계정신의 수레바퀴는 자유를 향해 굴러가는데, 누구의 팔로 그 수레바퀴를 막으시겠습니까?
펠리페 : 나의 팔로 막겠다!

대강 위와 같은 내용의 가사 후에 펠리페 옆에서 로드리고가 파안대소하는데, 그걸 본 펠리페가 그를 밀쳐서 벽까지 몰아붙인다. 그리고 털썩 주저앉아 숨을 몰아쉼. 그러는 펠리페를 로드리고가 껴안아준다 대체 이 연출은 뭘까....... 트루럽인건가...


에볼리의꿈(으로 추정됨) 엄청 길게 오케 반주만 나오는 장면도 있었다 카를로스, 에볼리, 엘리사베타, 펠리페가 일반 가정집을 pretend하는 것 같은데 여기서 로드리고는 피자배달부임.ㅋㅋㅋㅋㅋㅋㅋ Posa's Pizza 귀여워... 


이 프로덕션의 로드리고는 금사빠인가 정말 알 수 없다. 다음 장면은 카를로스가 로드리고에게 자신의 편지묶음을 넘겨주는 장면이다



왕자님 저를 의심하십니까-?


아닐세 내 소중한 친구여 여기 내 중요한 편지들을 맡기네. 나는 방금 내 목숨을 자네에게 맡긴 걸세!
로드리고 펠리페에게 마음을 줬으면 카를로스는 좀 내비 두던가 이곳저곳 다 무릎꿇고다님 무릎닳겠다




이 프로덕션 Auto da Fe때문에 보게 된건데 이 장면은 정말 그 어떤 프로덕션과 비교하는 게 무의미할정도로 색다른 매력이 있음 

영상에서 관객석 할아버지는 매우 불편해하시지만ㅋㅋㅋㅋㅋ 이 영상에서 로드리고는 정말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빛난다...... 이 아우토다페 진짜 안 본 사람 없어야 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간은 흘러흘러 로드리고가 죽을 때가 되었어요



(총성)


저는 죽지만 마음은 기쁩니다. 카를로스, 내게 그대의 손을 주세요. 잊지 마세요, 플랑드르를 구하시길! 아디오 카를로스 아디오!
죽어가면서 웃는건... 반칙이다....

로드리고도 죽었고 남은 포인트는 라크리모사뿐이다. 이 프로덕션은 너무나 고맙게도 라크리모사가 있다ㅠㅠㅠㅠㅠㅠ


정말대단하구만...... 펠리페가 로드리고의 머리를 누이고 나서 카를로스를 끌어안는다 대체 뭘 원하는거에요 연출이여 카를로스가 펠리페의 이마에 로드리고의 피를 묻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왜 갑자기 가족대화합이 이루어지는것이죠...

그 뒤는 대충 아는대로 끝난다 이 프로덕션의 최고 의의는 현대적인 모험을 한 점 그리고 로드리고를 안경+금발+장발+떡대 남캐로 만들어버린 점이다 난 얼빠라 매우 마음에 들었으며 역시 이 프로덕션은 종교재판화형씬이 최고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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