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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연출가 울리히 라셰(Ulrich Rasche)의 Chortheater

허튼 2018. 6. 8. 01:32

과제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쓰는 글.



지난 포스팅에서 말했지만 5월 중순부터 마틴 쿠셰 연출의 연극 <돈 카를로스>가 뮌헨 레지덴츠 테아터에서 프리미어 공연을 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과제와 공부 빼고는 다 재밌는 시기. 당연히 유튜브에 클립이라도 안 떴을까 싶어서 찾아봤다.


그런데 나오라는 돈카를로스 클립은 안 나오고, 진짜 괴상한 게 뜨더라. 2017년에 레지덴츠 테아터에서 올라온 쉴러의 <군도> 풀영상이었다.



음.... 무대 위의 거대 러닝머신이라.... 정말 세계엔 괴랄한 연출이 많구나.. 하고 영상을 계속 돌려봤는데, 아니 이게 뭐야. 코러스를 전면에 내세운다. 진짜 대박 이런 거 처음 봤다. 연출가 이름은 울리히 라셰(라쉐? 한국어 표기법이 뭘까. Ulrich Rasche). 한번 검색을 돌려봤다.



뷔히너 <당통의 죽음>


뷔히너 <보이체크>


괴테 <친화력>


클라이스트 <미하엘 콜하스>


클라이스트 <칠레의 지진>


아고타 크리스토프 <커다란 노트>

 

솔직히 제목 안 달아놓으면 아무도 뭐가 뭔지 구분 못 할 것 같다. 그 정도로 취향이 확고한 연출임ㅋㅋㅋㅋ 라셰 당신에게 강철과 기계와 원환성은 대체 뭡니까.. 무대 위의 모든 배우가 러닝타임 내내 걷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신념이 있는 사람같음. 정말 모든 사람이 걸어야 하고 코러스의 존재감이 남다르다.


문제는 이 Chortheater라는 게 정말 무섭다는 점이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러닝머신 또는 원반, 작은 보폭으로 자로 잰 듯이 일정하게 걷고 극도로 정제된 움직임만 허용하는 연출, 배와 몸의 울림을 무대 위의 모든 코러스가 한 목소리로 깔아버리는 소리, 바이올린, 드럼. 배우들을 포함해서 무대와 무대 위 공기 자체가 정말 차가운 느낌의 하나의 거대 기계가 되어버린다. 이건 정말 어마어마하게 끔찍한 이미지다. 파시즘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고, 영화 <메트로폴리스>의 첫 장면까지 떠오른다.


대체 이게 뭐야. 시험 끝나면 <군도> 풀영상을 한 번 봐야겠다. 이 사람은 왜 코러스에 천착하게 된 걸까? 나는 그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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