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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디큐브아트센터 <빌리 엘리어트> 본문

연극, 뮤지컬

2018 디큐브아트센터 <빌리 엘리어트>

허튼 2018. 3. 25. 22:19


2018. 03. 24 공연.

레플리카.

출연: 천우진(빌리), 곽이안(마이클), 석주현(데비), 최명경(아빠), 최정원(미세스 윌킨슨), 홍윤희(할머니)



본격 노조 조장 뮤지컬


진심으로 사람이 <빌리>를 볼 수 있다면, 볼 수 있는 환경에 있다면 반드시 봐야 한다. 어떻게 사람이 이걸 안 볼수가 있죠,,,? 완전 노조 조장 빨간맛 뮤지컬이다ㅋㅋㅋ. 

우리나라에서는 11년이었던가가 초연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내가 그 때도 뮤덕이긴 했지만 좀.... 명작레이더가 고장이 나서 스옵마보고 미쳐가지고 영화 멋진인생같은 거 보고 그랬다. 빌리를 봤어야지 이거 완전 빠가 아니냐! 그 후로 메가박스에서 틀어줬던 런던 라이브를 봤고 세명이었나 네명이었나 같이 보러 들어가서 다같이 울다 나왔다. 빌리 보면서 안 울 수 있는 사람 존경한다 진짜..



내 최애 넘버는 실연을 보기 전까지는 솔리더리티였다. 뮤지컬에서 뽑아낼 수 있는 모든 장르적 특성은 전부 그 넘버에 들어있지 않을까? 복합적인 대비의 완벽한 표현, 거기에 주인공의 성장까지 가미시킨 넘버다. 무대 위에 모든 배우들과 앙상블들이 철저하게 합이 맞아야 가능한 넘버인데 넘버 제목이 솔리더리티다!!!! 게다가 제복군무가 있다. 내가 안 좋아할 수가..........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단연 압도적이었던 넘버는 앵그리댄스였다. 이 앵그리댄스에 내가 어떤 말을 더 보탤 수 있을까, 빌리의 몸동작에, 그 표현에 압도당했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다. 오히려 드림발레가 그리 감동적이진 않았다. 

<빌리>는 관객과 감정밀당을 너무 찰지게 한다. 쇼스타퍼 넘버와 작정하고 넣은 눈물샘폭발 넘버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나는 첫 넘버부터 울기 시작했는데, 특히 엄마 편지 넘버는 마치 '늬들 한번 좆돼봐라!'라며 넣은 것 같다. 빌리가 엄마 편지 안 보고도 담담하게 외우는 거 정말 내 몸속에 물이 이렇게나 많은지 새삼 깨닫게 해 주는 장면이다. 할머니넘버는 또 얼마나 훌륭한 연출인지ㅜㅠㅠㅠㅠ 마지막에 광부들이 다시 갱도로 내려가며 무반주로 합창하는 장면도ㅠㅠㅠㅠㅠㅠㅠ 이 뮤지컬에 더 할 말이 있을까요 제가?!?!?!? 작품이 좀 엉성하고 깔 데가 있어야 글 쓸 맛이 나지 넘 완벽한 데다가 뭔 말을 더 얹을 수 있죠?!?!??


한가지 아쉬웠던 건 이게 영국뮤지컬이다보니까.. 워킹클래스의 억양과 타 계급의 억양, 특히 로열 발레스쿨에서의 그 대비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그치만 그건 어쩔 수가 없다 단일민족(인걸 자랑스럽게 교육하지만 사실은 개 노답 생각이고 진짜 단일민족인것도 아닌) 국가에선 실현할 수 없는 대비인 것 같다.


아무튼, 빌리를 볼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사람은 무조건 빌리를 보십시오. 사람이라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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