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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2018 인문극회_학생공연 <인형의 집>

허튼 2018. 3. 25. 21:19


2018. 03. 23 공연.

인문대 동아리 학생공연이기 때문에 연출과 출연진 표기 생략.



학생공연 후기도 써야할까 싶었는데 나름 재밌게 각색을 했다 싶어서 간단히 남긴다.

기본 텍스트는 입센의 <인형의 집>. 입센 스스로는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부정했지만 이런 거 쓰는데 그걸 누가 믿어요. 아 새삼 진쟈 빡친다 이거 나오기 100년 전에 내 독문 최애는 남자놈 내면의 ^^도덕적 자유^^를 되돌려주기 위해서 자기 여자애인 지 손으로 쏴죽이는 거 쓰고 있었는데. 


아무튼 인문극회의 이 공연이 재미있었던 지점은 노라 역을 두 배우가 연기했다는 것이다. 다른 인물들은 전부 그대로인 채 중간에 노라의 배우만 바뀐다. 이 간극을 잇기 위해 극은 액자 형식을 불러온다. 극은 나이 많은 여성의 음성이 그보다는 젊은 여성의 음성에게 크리스마스, 노라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극은 노라가 집을 나오는 지점에서 끝나지 않는다.

후반부 노라가 집을 나온 후, 떠나기 위해 찾은 기차역에서 후반부 노라는 전반부 노라와 만난다. 둘은 서로의 이름이 똑같은 노라라는 것을 통성명을 통해 알아챈다. 둘 다 집을 나왔고, 이제 둘은 서로 다른 길로 떠나야 한다. 그 가운데로 토르발트가 뛰어들어오고, 암전. 그리고 다시 극 처음의 두 목소리가 들려오며 이 연극이 세상의 모든 노라'들'을 위한 것이었음을 두 문장정도로 구구절절 설명해준다. 사실 이 대사는 없어도 됐을텐데. 너무 친절했다. 설명충 알레르기 있음..


나름 재미있는 각색이었고, 특히 모든 배우들, 스텝들이 여성이었던 점이 가장 의미있는 극 아닐까 싶다. 극 속의 모든 남자 캐릭터까지 여성 배우들이 분해주었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례에술하는 자의식과잉맨들 보면 속이 그렇게 뒤집히는데, 례술하는 여자들은 어찌나 멋진지. 안 보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보여주신 분께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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