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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빙겐 교환학생] 크리스마스, 가슴 속에 현금 3유로를 품고 살아가야 하는 시즌 본문

사담/2017 튀빙엔 교환학생

[튀빙겐 교환학생] 크리스마스, 가슴 속에 현금 3유로를 품고 살아가야 하는 시즌

허튼 2017. 12. 14. 07:37

한국에선 겨울이면 어쨌든지 사람이라면 가슴 속에 누구나 현금 삼천원을 품고 살아가야 한다. 언제 어디서 타코야끼 포장마차를 만날지, 붕어빵과 계란빵 포장마차를 만날지, 닭꼬치 포장마차를 만날지, 떡볶이나 오뎅, 우동, 오코노미야끼 기타등등을 만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지금 크리스마스마켓(Weihmachtsmarkt)가 한창이다. 예쁘고 따뜻하고 반짝이고 사람이 많다.


그래서, 이젠 독일에서도, 가슴 속에 언제나 현금 삼유로를 품고 다녀야 하는 시즌이 되었다.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기대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나날이다.




슈투트가르트의 Weihnachtsmarkt.


뉘른베르크의 Weihnachtsmarkt에서 친구가 마신 Glühwein.

와인을 큰 냄비에 끓여 따뜻하게 마시는 걸 Glühwein이라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크리스마스마켓이 전부는 아니다. 해가 짧아지니 이 할일없는 양인들은 미친 듯이 쿠키를 굽기 시작했다.

내가 봤을 땐 한 가정이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 전까지 적어도 세 번은 Plätzchen이라는 크리스마스 시즌 쿠키를 구워대는 것 같다. 한 트친분은 산타에게 외주받은거 아니냐고 했다. 



양인들의 정신나간 버터 소비량. 밀가루 1200g에 버터가 800g이 들어갔다.

역시 빵은 버터 집는 집게에 불과하고 밀가루는 버터를 먹을 도구에 불과하다.


위의 반죽으로는 이렇게 버터쿠키를 만들었고


다른 반죽으로는 Plätzchen을 만들었다. 



한 DaF(Deutsch als Fremdsprache)수업에서는 각자 3유로 상당의 선물을 사와서 익명으로 큰 주머니 안에 넣은 다음 주사위를 굴려 선물을 받고 서로 교환하는, Schrottwichteln이라는 일종의 전통을 즐겼다. 한국에서 친구들끼리 크리스마스가 되면 개최(?)하던 '쓸데없는 선물 주고받기'가 생각나고 좋더라. 



크리스마스는 사실 내게 별 거 아니지만 어쩐지 여기 있으니 굉장히 큰 일 같고 나도 덩달아 마음이 흥성흥성하다Adventkalender도 참을성 있게 하루하루 열어 먹고 있고, 반짝반짝한 꼬마전구들과 트리를 보니 괜히 들뜨게 된다. 눈이 오면 눈사람 만드는 것도 괜히 즐겁고. 


튀빙엔에는 지난 주 초콜릿마켓이 열렸고, 이번 주 금요일부터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고 한다. 


역시, 품 안에 현금 3유로를 지니고 다녀야 한다. 언제 어디서 커리부어스트와 부터브레첼을 만날 지 모르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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