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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지옥의 오르페> 본문

오페라, 클래식

2019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지옥의 오르페>

허튼 2020. 1. 6. 00:22

 

 

지휘: 엔리체 마촐라

연출: 배리 코스키

출연: 마르셀 비크만(아리스테우스 / 플루토), 카트린 르베크(에우리디케), 마르틴 빙클러(주피터), 조엘 프리토(오르페우스), 안네 소피 폰 오터(여론), 막스 홉(연기 / 스틱스)

 

 

플루토: 신화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에우리디케: 맞아. (자신의 사타구니 사이에 붙어 있던 모조 남성기를 떼어내며) 우린 지금부터 신화를 다시 쓸거야. (남성기를 뒤로 던져버린다)

팔루스? ㅋㅋ 메롱!

  스틱스 역을 맡은 막스 홉이 모든 가수들의 목소리 연기를 도맡아 한다. 생생한 효과음도 함께다. 정말 잘 해서 놀라웠다. 작품 자체는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연출도 그렇고. 안네 소피 폰 오터가 맡은 '여론 Die Öffentliche Meinung'이라는 캐릭터가 궁금해서 보게 되었는데, 이 캐릭터에 기대했던 만큼의 무언가를 발견하지 못했다. 여론이라는 공공성을, 보통은 고대 그리스 비극의 코러스처럼 코러스가 맡았을 그 역할을 여성 메조소프라노 개인에게 부여했다는 점이 특이했고 끌렸는데, 단지 그것 뿐이었다.

  이건 못했다는 것과는 다른 말이다. 혼동되지 않았으면 한다. 이 프로덕션의 모두가 자신의 몫을 훌륭하게 소화한다. 특히 연기가 놀랍다. 가수들은 무성영화의 연기를 하고, 거기에 소리를 입히는 것은 막스 홉이다. 이 컨셉은 극을 중반까지 훌륭하게 이끌어간다. 그 뒤의 집중도는.. 감상자의 몫으로 남겨진다.

 

  2020년 첫 오페라가 이것이라니 조금 슬프다.. 왠지 마음이 허전하다. 기가 막힌 뉴 오네긴 프로덕션 한 편만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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